기성 청구용 사진 준비하기
기성 청구는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진행된 만큼 대금을 나눠 받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진행된 만큼"을 서류로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의 핵심이 사진입니다. 콘크리트를 부었으면 부었다는 것을, 배관을 묻었으면 묻었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여야 합니다.
문제는 기성 사진이 돈이 걸린 서류라는 점입니다. 일반 공사 사진보다 검토가 깐깐하고, 반려되면 대금 지급이 그만큼 밀립니다. 이 글은 반려의 원인이 되는 지점들을 실무 순서대로 짚습니다.
기성이란 무엇인가
기성(旣成)은 말 그대로 이미 이루어진 성과를 뜻합니다. 계약 금액 10억 원인 공사에서 3억 원어치를 했으면, 준공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3억 원을 청구하는 것이 기성 청구입니다.
공공 공사는 국가계약·지방계약 관련 법령에 따라 계약상대자가 기성부분에 대한 검사를 요청하고, 발주기관이 검사한 뒤 대가를 지급하는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민간 공사도 대개 계약서에 기성 지급 조건(월 1회, 공정률 기준 등)을 정해둡니다.
절차를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 계약상대자(시공사)가 기성부분 검사를 요청하고 기성 관련 서류를 제출
- 발주기관 또는 감리·건설사업관리자가 기성검사 실시 (현장 확인 + 서류 확인)
- 검사 결과에 따라 기성고(인정 금액)가 확정
- 확정된 금액에 대해 기성 대가 지급
여기서 사진이 쓰이는 곳은 1번과 2번입니다. 특히 현장에서 이미 눈으로 확인할 수 없게 된 부분은 사진이 유일한 증거가 됩니다.
왜 사진이 필요한가 — 은폐되는 공정 문제
기성검사에서 검사자가 현장에 나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보이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공사는 앞 공정을 뒤 공정이 덮으며 진행됩니다.
- 지중 배관·전선관을 묻고 되메우기를 하면 배관은 보이지 않습니다.
-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철근은 보이지 않습니다.
- 단열재를 붙이고 마감재를 덮으면 단열재는 보이지 않습니다.
- 방수 작업 후 보호층을 올리면 방수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은폐부라고 부릅니다. 은폐부는 촬영 시점을 놓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다시 뜯어야 하고, 뜯는 비용은 시공사가 냅니다. 그래서 기성 사진의 절반은 "덮이기 전에 찍었는가"에서 결정됩니다.
기성 사진의 3단계 촬영 원칙
같은 대상을 세 가지 거리로 찍어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 장으로는 위치와 상태를 동시에 증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단계 | 무엇을 찍나 | 증명하는 것 |
|---|---|---|
| ① 전경 | 주변 건물·도로·구조물이 함께 보이는 넓은 사진 | 이 작업이 이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
| ② 부분 | 작업 구간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사진 | 작업 범위와 수량 |
| ③ 근접 | 규격·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가까운 사진 | 제대로 시공되었다 |
전경이 없으면 "다른 현장 사진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고, 근접이 없으면 "제대로 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세 장이 한 세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량을 증명하는 방법 — 계측 도구를 함께 찍기
기성은 수량에 따라 금액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했다"만으로는 부족하고 "얼마나 했다"가 필요합니다. 사진에 숫자를 넣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측 도구를 대고 찍는 것입니다.
- 줄자·접자 — 두께, 폭, 간격을 잴 때. 눈금이 읽히는 각도로 찍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 스타프(막대자) — 터파기 깊이, 성토 높이처럼 큰 치수를 잴 때.
- 철근 간격재·표준 물체 — 배근 간격 확인용.
- 표지판·소찰 — 구간 번호, 측점(No.), 층수를 함께 담아 위치를 특정.
여기서 흔한 실수가 눈금이 안 읽히게 찍는 것입니다. 줄자를 대긴 했지만 멀어서 숫자가 안 보이거나, 빛이 반사되어 흐릿하면 계측 사진의 의미가 없습니다. 찍은 자리에서 사진을 확대해 숫자가 읽히는지 확인하고 넘어가세요.
촬영일이 기성 기간 안에 있어야 한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반려 사유입니다. 3회차 기성이 6월 1일~6월 30일 작업분이라면, 붙이는 사진의 촬영일도 그 기간 안에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사진의 촬영일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기록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주고받으면 촬영 정보(EXIF)가 지워집니다.
- 캡처한 사진은 촬영일이 캡처한 날로 기록됩니다.
- 카메라 날짜 설정이 틀어져 있으면 엉뚱한 날짜가 박힙니다.
그래서 기성 서류를 만들기 전에 사진 속성에서 촬영일을 한 번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확인 방법과, 어떤 전송 경로가 정보를 지우는지는 사진 촬영정보(EXIF) 활용하기에 정리했습니다.
보드판에 무엇을 넣을까 — 기성용 항목
일반 공사 사진과 달리 기성 사진에는 회차 정보가 들어가야 합니다. 검사자가 사진 한 장만 봐도 몇 회차 청구분인지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항목 | 예시 | 왜 필요한가 |
|---|---|---|
| 공사명 | ○○초등학교 급식실 증축공사 | 어느 계약의 사진인지 |
| 기성 회차 | 제3회 기성 (2026.06.01~06.30) | 어느 청구분인지 — 기성 사진의 핵심 |
| 위치 | 지하1층 기계실 배관 구간 No.3~5 | 다시 찾아갈 수 있는 수준으로 |
| 공종 | 기계설비 / 배관 설치 | 어느 공종의 기성인지 |
| 내용 | 강관 100A 용접 접합 완료 (연장 24m) |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
| 촬영일 | 2026.06.18 | 기성 기간 내인지 |
| 업체명 | △△건설(주) | 시공 주체 |
항목 이름을 발주처 양식에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보드판은 [보드 디자인] 탭에서 항목을 자유롭게 추가·삭제·이름 변경할 수 있고, 완성한 양식을 템플릿으로 저장해 다음 회차에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목 작성 요령 전반은 보드판 항목 총정리를 참고하세요.
흔한 반려 사유 7가지
돌려받는 이유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 촬영일이 기성 기간 밖 — 앞 회차 사진을 다시 쓴 경우가 많습니다. 회차별로 폴더를 나눠 관리하세요.
- 같은 사진을 회차마다 재사용 — 검사자는 앞 회차 서류를 갖고 있습니다. 반드시 걸립니다.
- 위치를 특정할 수 없음 — "3층"만 적힌 경우. "3층 화장실 천장 배관"처럼 다시 찾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 은폐부 사진 누락 — 되메우기·타설 전 사진이 없으면 그 부분 기성은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수량 확인 불가 — 계측 도구 없이 찍어 "얼마나 했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
- 보드판 정보와 사진 내용 불일치 — 보드판에는 "배관 설치"인데 사진은 터파기인 경우. 일괄 입력 후 개별 확인을 건너뛰면 발생합니다.
- 보드판이 대상을 가림 — 확인해야 할 부분을 팻말이 덮고 있으면 증빙 기능을 잃습니다.
6번은 여러 장을 한꺼번에 작업할 때 특히 자주 나옵니다. 공통값으로 한 번에 넣는 것은 효율적이지만, 제출 전에 사진을 한 장씩 넘겨보며 보드판 내용과 사진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생략하지 마세요. 현장보드판에서는 키보드 좌우 화살표로 빠르게 넘겨볼 수 있습니다.
회차별로 정리하는 방법
기성은 여러 번 반복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회차 단위로 정리해두면 뒤로 갈수록 편해집니다.
폴더 구조는 이 정도가 실용적입니다.
2026_○○초_급식실증축/기성03_2026-06/01_원본/— 손대지 않은 원본. 절대 건드리지 않습니다.기성03_2026-06/02_보드판완성/— 보드판 합성한 결과물기성03_2026-06/03_제출본/— 사진대지 PDF 등 실제 제출 파일
원본을 따로 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중에 발주처가 양식을 바꿔 달라고 하거나, 다른 서류에 같은 사진이 필요할 때 원본이 있으면 다시 만들 수 있지만 없으면 못 만듭니다. 보드판이 합성된 사진에서 보드판만 떼어낼 수는 없습니다.
보관 기간과 백업 규칙은 사진 정리·보관 규칙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하자보수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원본을 남겨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출 형태 맞추기
같은 사진이라도 제출 형태는 발주처마다 다릅니다. 서류를 만들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입니다.
- 사진대지 형식인가, 개별 파일인가 — 대부분 사진대지(A4 문서)를 요구합니다.
- 페이지당 몇 장인가 — 2장·3장·6장. 계측 사진이 많으면 장수를 줄여야 숫자가 읽힙니다.
- 파일 형식 — PDF, 한글(HWP), 인쇄물 중 무엇인지.
- 용량 제한 — 온라인 제출 시스템은 대개 제한이 있습니다.
현장보드판은 사진대지 A4 PDF를 페이지당 2·3·6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발주처별로 확인할 항목을 정리한 발주처별 사진대지 양식 맞추기와, 사진대지 자체의 작성 요령인 사진대지 작성법을 함께 보시면 됩니다.
용량 제한에 걸렸다면 무작정 품질을 낮추기보다 사진 용량 줄이기의 순서를 따르세요. 계측 사진의 눈금이 뭉개지면 서류의 목적 자체가 사라집니다.
제출 전 최종 점검표
- □ 모든 사진의 촬영일이 해당 기성 기간 안에 있는가
- □ 앞 회차와 중복되는 사진이 없는가
- □ 은폐되는 공정의 시공 중 사진이 빠지지 않았는가
- □ 전경·부분·근접이 세트로 갖춰졌는가
- □ 계측 사진의 눈금 숫자가 읽히는가
- □ 위치가 다시 찾아갈 수 있는 수준으로 적혔는가
- □ 보드판 내용과 사진이 한 장씩 다 맞는가
- □ 보드판이 확인 대상을 가리지 않는가
- □ 기성 회차가 보드판에 표기되었는가
- □ 원본 사진을 별도 폴더에 보관했는가